작성일 : 12-05-14 12:40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10.02.07 스포츠경향]
 글쓴이 : 문학경영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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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박은경기자 yama@kyunghyang.com



'생각이 막힐 때 시 한 줄에서 답을 찾는다.'

세계적인 기업인 애플사의 CEO 스티브 잡스는 시집을 곁에 두고 수시로 읽는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의 리더 중에 시를 즐겨 읽는 이들이 많다. 당장 써먹을 데라고는 없어 보이는 시를 읽는 이유가 뭘까.

황인원 경기대 국문과 교수(문학경영연구원장)는 "시를 읽으면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만나고, 이를 자신의 기업이나 삶의 경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시를 읽으면 밥이 나오고 떡이 나옵니다"라고 말한다.

시와 경영학의 접목을 시도해 온 그는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다'(흐름출판)란 책을 내놓았다. 유명한 시 46편과 그 시에서 어떤 방식으로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김춘수의 시 '눈물'을 예로 든다.

"남자와 여자의/아랫도리가 젖어있다/밤에 보는 오갈피나무/오갈피나무의 아랫도리가 젖어 있다/맨발로 바다를 밟고 간 사람은/새가 되었다고 한다/발바닥만 젖어 있었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시는 6개의 상황이 나열되어 있다. '남자와 여자+젖은 아랫도리' '밤+오갈피나무' '오갈피나무+아랫도리' '사람의 맨발+바다' '사람의 맨발+바다+새' '사람의 맨발+바다+발바닥' 등이 그것이다. 이것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물들이지만 그 연결고리가 매우 낯설다.

황 교수는 "어떤 사물 간의 접목이 이뤄지고 있는지, 그 접목을 토대로 사람들에게 진정 새로움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접목이 무엇인지를 상상하면 된다"고 말한다.

이런 기이한 접목을 경영분야에 이용해 기업에서는 이미 반짝이는 창조 아이디어로 활용하고 있다. 정수기 위에 물통 대신 하이네켄 맥주병을 꽂은 '하이네켄 맥주 정수기'나 TV와 와인병을 접목한 '보르도TV'가 그것이다. 최근에는 콜라 한잔으로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콜라 충전 휴대폰'까지 나왔다.

황 교수는 "기이한 접목은 사람들이 잘만 활용하면 시의 은유보다 더 큰 창조적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신선하고 기발한 발상은 이러한 기이한 접목의 상상법이 근간을 이루죠"라고 강조한다.

그는 우선 시를 읽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갈래는 서정시·자유시, 성격은 서정적·자연친화적, 운율은 내재율, 주제는 인간과 자연의 교감, 수사법은 의인법이라는 식으로 시를 배워왔습니다. 틀린 건 아니지만 '나를 위해 무엇이 이 시에 담겨 있는가' '내가 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빠져있습니다."

책은 시를 통해 관찰, 통찰, 상상,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을 차례로 설명한다.

또 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인들의 생각법과 상상법을 설명한다. 경영 아이디어가 세대간의 갈등이나 리더와 직원간의 거리, 소비자와 생산자의 간극을 좁히는 소통법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시가 누구에게나 가장 필요한 분야라는 나의 주장에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굳어져 있는 머리가 풀리고 스스로 답을 찾는 방법이 모두 시에 있습니다"라고 자신한다.